복순도가 - 손막걸리 (935ml, 6.5% ABV)
예쁜 병, 강한 탄산과 비싼 가격 때문에 막걸리계의 '샴페인'이라고들 많이 부르는 막걸리. 천천히 서너번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하면 저절로 섞이는 걸로 유명한데, 막상 병에 들어찬 가스가 너무 세서 서너번으로는 택도 없었다. 뚜껑을 열면 놀라울만큼 강렬하게 가스가 올라오고, 황급히 닫으면 안에서 대류현상으로 밑술과 맑은 술이 보글보글 절로 섞이기 시작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개봉에만 한 5~10분은 잡는게 마음 편할듯(보통의 막걸리처럼 흔들면 말 그대로 폭탄이 될 듯했다).
뚜껑을 재빨리 열었다 닫는 그 잠깐 새에 무서운 가스와 함께 요구르트 냄새가 파파ㅏ파팦파하고 풍긴다. 미숙하게 많이 열었다 닫아서 그런지, 나중에 따라 맛볼 때에 탄산은 그렇게 세지 않았음. 빛깔은 뽀얗고 탁하고 노르스름한 복숭아같았고, 질감은 마치 우유에 분유를 탄 것마냥 탁하고 묵직했다. 거기에 그 노란 요구르트같은 단맛과 쿰쿰새콤한 신맛이 강하게 난다. 종합하면 탁하고 묵직하고 요구르트 향이 강하고 달고 쿰쿰하니 신 막걸리. 어디에서도 먹어본 적없는 맛이고, 단맛/신맛 자체가 굉장히 강렬하다. 그래서인지 반 잔쯤 마시고 나니 좀 힘들었다. 막걸리는 꿀떡꿀떡 무난히 넘어가야 하는 것 아니던가... 특유의 탁하고 달고 신맛이 강해서 보통의 막걸리 안주인 전, 튀김 등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딱히 어떤 음식에 어울릴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우아하게 샴페인 잔에 조금씩 먹는 게 그나마 어울릴 것 같다.
두 병이나 마셨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내 취향엔 썩 맛있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내 손으로 재구매할 일은 없는 술. 구입가는 신세계 지하에서 1.3만원. 마트에서의 최저가는 약 9천원, 막걸리 주점에서는 보통 3-4만원선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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