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생긴게 신기한 칵테일이 많다. 위는 블러드 다이아몬드.
올 여름 생긴 따끈따끈한 바. 인스타그램에서 사진도 많이 보고, 추천도 많이 듣던 참에 해방촌 올드 나이브스를 간 날 들렀다. 요새 유행하는 스피크 이지는 아니고, 감사하게도 지도 찍으면 찾아갈 수 있게 간판이 크게 있다. 광부들miners라는 가게의 이름처럼 실내 장식이 탄광과 비슷하다. 바텐더 분들은 점프수트를 입고 계시고, 널찍한 실내는 거의 나무로 이뤄져있다. 사진으로만 봤던 한남동의 여느 우아한 바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다른 곳 음, 거의 안 가봤지만 여긴 들어서니 편하고 젊고 일상적인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한남동이라고 잔뜩 긴장하고 간 것에 비해선 생각보다 칵테일이 비싸지 않았다. 덕분에 처음 간 곳인데도 긴장 하나 없이 누그러져서 신나게 놀다 왔다. 아니 여기 바텐더 분들이 술을 신나게 너무 잘 파심ㅋ.ㅋ......
상자를 열면 연기가 폭폭 뿜어져 나오는 스팀 펑크.
모양새가 특이한 이곳만의 시그니처 칵테일이 많다. '증기기관과 같은 과거 기술이 크게 발달한 가상의 과거, 또는 그런 과거에서 발전한 가상의 현재나 미래'라는 뜻의 스팀 펑크가 가게의 컨셉이라고 하는데, 이게 실내 분위기 뿐 아니라 칵테일의 외관에 확실하게 담겨서 눈이 즐거웠다. 칵테일 잘 모르는 친구들 데려오거나, 데이트 할 때 좋을 듯.
사실 블로거의 본분을 내려놓고 정신없이 놀다와서 할 수 있는 말이 많지 않다. 지금 인상적인 건 1. 샐러리, 파프리카 등의 기본 안주. 아삭아삭한 식감도 좋고, 아래에 깔린 마요네즈와 허브?였나 무언가를 섞은 소스가 맛있었다. 그리고 2. 정식 수입되는 술만 쓰신다는 원칙. 소비자로선 그냥 술 종류가 많으면 좋긴 하지만 안 들어오는 걸 어떻게든 있는 술로 대체해서 칵테일 만드신다는 말에서 바텐더의 멋이 느껴졌다. 그런 만큼 여기 위스키 등의 술 종류가 많지는 않은데 운영/방문하는 입장에서 모두 이곳의 매력을 (시그니처) 칵테일로 꼽을 듯 하니 그게 약점인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 마지막은 3. 신박한 커버차지. 오픈 직후와 아주 늦은 새벽, 문을 닫을 시간 즈음엔 받지 않으심. 교과서에서 본 것처럼 여긴 수요 조절의 개념으로 커버차지를 쓰나 싶었다.
아무쪼록 예쁘고 신기한 칵테일 보면서 편하고 신나게 놀 수 있는 곳. 바텐더분들도 매력있으시다. 이 날 마신 어피니티가 계속 생각나서 조만간 한 번은 다시 가지 싶다.
ㅡ덧: 어피니티 정말 가서 마시고 왔다! 친구는 버무스맛이 너무 많이 난다고 평했지만 요새 나는 칵테일에서의 피트향은 이정도로 살짝만 풍기는 게 좋다.
그리고 (서비스로 주신) 샴페인도 카밤도 칵테일 중간중간에 들이부으며 재밌게 놀다 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여긴 들어설 때부터 노래가 swingrowers처럼 빠르고 신나는 곡들이라 저절로 흥이 난다. 한남동에서 제일 재밌게 놀 수 있는 곳인듯!
주소: 용산구 한남대로 21길 24, 전화번호: 02-796-2111
가격: 커버차지 5천원, 칵테일 1.8-2.2만원선...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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