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보다술집

순대곱창볶음(1인분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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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싼 돼지 볶음만 먹으러 왔는데 

순대랑 천엽이 나와서

우왕... 감사... 

장사가 워낙 잘 되는 덕인지,

상태가 나쁘지 않았음.

볶음밥.

나 어렸을 때는 밥 시키면 눈 앞에서 볶아줬는데,

요새는 볶음밥 시키면 (다른 데서도) 

이미 다 만들어진 차가운 밥을 주고 

뎁혀먹는 식인 것 같다. 킁... 옛정이여...

뭐, 나는 그닥 까다롭지 않은 '막입'이고

'쌈마이' 포차 감성도 워낙 좋아하는 터라

청하, 쏘주도 주위 사람만 좋으면 얼마든지 신난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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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 피플이라면 다 알만한 교수곱창. 여기, 2000년대엔 홍대생이나 가는(일하는 아지매들은 다 '이모' 내지는 '엄마'이고 술 많이 취하면 등짝도 한대씩 때려주시던ㅎㅎㅎ 선영집, 참새골, 홍익보쌈 등등 기억하시는 분 있나요...?) 허름한 술집 골목이었는데 오랜만에 가보니 새로 생긴 옷가게와 술집 등등이 번쩍번쩍 빛나는 사이에서 버티고 있는 거의 유일한 '옛날 그 집'이었다. 대기 손님을 위한 공간까지 갖추고 있는 큼지막한 가게를 3개씩이나 낸 것을 보면 버티고 있다기보단, 잘나간다는 말이 더 맞겠다.  

 밑반찬으로 으레 나오는 간/천엽은 회전율이 높아서인지 냄새없이 쫀쫀했고, 순대/곱창 볶음은 딱히 감탄할 바도, 흠잡을 곳도 없는 수준. 곱창을 잘근잘근 씹다보면 약간의 잡내가 느껴지지만 집중하지 않고 야채와 같이 삼키거나 술을 들이키면 개의치 않을 정도였다. 워낙 허름한 분위기상 친절을 기대할 곳은 아니고, '포차 감성'에 기대(혹은 추억에 젖어) 저렴한 내장 요리와 함께 가까운 사람들과 초록병 술을 넘기며 대화에 취하기 좋은 곳. 소 말고, 돼지 곱창 볶음류가 생각날 때 한번씩 들를 예정이다.

주소: 마포구 홍익로3길 20 서교 오피스텔, 전화번호: 02-335-1173

가격: 돼지 곱창 볶음류 0.9-1만원, 소 곱창 구이류 1.5-1.7만원

       볶음밥 2천원, 소주/맥주 4천원, 청하 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