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대로 갈비, 살치, 꽃살, 생등심, 업진살... 아마도...
개인 화로에다가 입에서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비싼 소고기를 구워먹는 곳.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150g에 4-5만원선인데 말그대로 입에 넣으면 몇 번 씹기 전에 녹아내리는 기름진 투쁠쁠 한우다. 장점을 꼽자면 불이 세게 오래갔던 화로(그러면서 대책없이 얼굴까지 열기가 뻗치진 않음), 고기집치고는 놀라울 만큼 다양한 술 종류, 쾌적한 매장이고 단점은 구워주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꼬치 등의 사이드 메뉴가 시원찮았다는 점이다.
소고기가 맛있는 거야 알지만 한우는 내겐 지나치게 비싼 음식이라, 누가 사준대도 좀 부담스럽다. 게다가 자글자글 촘촘한 하얀 지방이 한 눈에 들어오는 투쁠쁠 고기는 내 취향엔 넘 기름지다. 나는 조금 더 씹는 맛이 있고, 초원에서 건강하게 자랐을 것 같은 탄탄한 느낌의 고기가 좋다. 그래서 내겐 여기 이야기 둘이 딱히 매력적이질 않았다. 비싸고, 고기는 아주 기름지다. 가격대가 있음에도 고기를 구워주지 않던 점과, 마치 대학가의 '호프집' 같았던 직원분들의 굳은 표정, 굳게 다문 입도 감점에 한 표. ㅡ그치만 고기 한 줌에 4-5만원이 부담스럽지 않고, 서비스에도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괜찮을 곳이다. 워낙 기업이 밀집해있는 지역이고 구매력이 높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항상 가게는 붐비는 편이었다.
점심에만 파는 식사 메뉴인 설렁탕(7.5천원)
점심에만 파는 식사메뉴가 있는데, 마치 일본식 대창 전골마냥 꼬소하게 기름진 설렁탕은 맛있었다. 많지는 않지만 부들부들 입에서 녹는 한우도 들어있다. 가다 한 번씩 허기진 뱃속에 기름칠을 하고 싶을 땐 여기의 뽀얗고 반들반들한 사골 국물이 생각난다. 점심때 밥 먹으면서 사케나 소주 한 잔 딱 곁들일 수만 있으면 아주아주 좋을 곳. 흠, 술 빼고 고기만 2인에 10만원을 잡자면 난 배가 고프더라도 참고 상경해서 광화문에 한육감을 가겠지마는... 아무데서나 소고기 사묵을 수 있는 근방의 부유한 직장인들에겐 추천이다.
주소: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319번길 13, 전화번호: 031-607-8092
가격: 점심 식사메뉴(설렁탕, 칼국수, 만두국, 규동 등) 7-9천원, 한우 3-5.5만원(/150g)
소주 4천원, 화요(25)토닉 5.5천원, 화요25/일품진로 2.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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