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stau Oloroso Don Nuño, 750ml, 20% ABV.
우리나라에 셰리 와인이 꽤 다양하게 수입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상하게 백화점이고 와인샵이고 셰리를 갖춘 곳을 찾을 수가 없다.... 가는 곳마다 번번이 실패하던 중, 한남동 와인앤모어에서 발견해 바로 구입한 술 ᕕ( ᐛ )ᕗ. 셰리는 종류에 따라 색도 맛도 다양하지만 원형이라고 할 만한 하나의 쿰쿰한 향이 있다. 곰팡이/효모가 같이 떠오르는 건포도/견과류의 달곰하고 기름진 향. 나는 이 셰리 특유의 쿰쿰달달한 향이 너무 좋다. 칵테일에 넣어 마셔도 좋고(특히 뉴욕사워에 그냥 와인 대신 끼얹으면 맛있다), 그냥 단독으로 따라 호로록 마셔도 좋다. 그냥 직관적으로 끌린다.
아무튼 루스토사의 올로로쏘 이건 셰리 특유의 향에, 가볍지 않은 보통 정도의 바디감으로 아주 무난했다. 피노만큼 부담스럽게 드라이하지 않으면서, 달지 않아 약간의 새콤함과 탄닌감도 드러났다. 침샘을 자극하는 신맛과 혀를 살짝 눌러주는 떫은맛이 같이 곁들인 고기 맛을 잘 잡아주어 좋았다. 아무래도 20도나 되다보니 좀 먹다보면 술기운도 금방 오른다. 처음엔 달지 않았는데, 마시다 보니(취하다 보니?) 달콤한 향이 입안으로도 딸려 들어와서 달콤한 인상이 있기도 했다. 색은 예쁜 갈색, 혹은 호박 보석색. 구입가는 3만원.
신세계 L&B에서 수입하는 셰리 중 하나. 신세계에서 들여오는 셰리는 루스토Lustau사의 6가지인데, 아주 달달한 크림/페드로 히메네즈를 빼고 나면 한 잔 이상 홀짝이거나 음식에 곁들일만한 건 아몬티야도와 올로로쏘 딱 두 개다. 셰리는 와인 애호가보다는 셰리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 추천하고 싶다. 셰리를 두어종 마셔보면 맥캘란, 글렌파클라스 등의 새콤달콤한 향부터, 발베니 셰리캐스크 15, 글렌드로낙, 카발란 솔리스트 셰리의 눅눅할만큼 단 견과류향까지 모두 한결 잘 다가온다. 특히 밀봉 후 냉장 보관할 경우 (피노가 아닌 이상) 사나흘은 무난히 보관할 수 있으니 천천히 마시기에도 부담이 덜하다. 아무래도 향/맛이 강해 서너 잔 마시기엔 조금 질리는 감이 있었는데, 남은 반병은 셰리 위스키와 곁들여 비교 시음하거나 칵테일로 활용하거나,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부어 먹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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