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드한 버섯과 돼지고기로 속을 채우고 버터 가루를 뿌린 먹물 오징어 순대!
한 눈에 보기에도 섬세하고 공들인 한식 안주를 파는 전통주점. 보기에만 그럴싸하거나 맛이 마냥 실험적인 게 아니라, 한 입 먹을 때마다 앞서 상세히 설명해준 재료와 조리법으로 의도한 바가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더욱 박수칠 만 했던 건 까다로운 프리미엄 탁주들의 맛을 전혀 해치지 않았던 점. 다른 곳에선 안주 한 입 집어먹으면 연달아 넘기는 술이 밍밍해지거나, 양념 맛에 부딪혀 씁쓸함만 도드라진 적이 많았는데 여기선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음식과 술이 싸우지 않고 점잖게 악수하는 느낌... 우왕...
아마 이세상에서 제일 드라이한 탁주일 것 같은 호모루덴스
안주 가격이 높은 편이면서 아주 쪼꼬만치 나오고 다른곳보다 술값도 비싸지만 돈이 아깝지 않았다. 조화로이 어울리게끔 고심한 흔적이 느껴지는 요리를 맛있는 술에 곁들일 수 있는 기회를 다른 곳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기 때문. 월별로 음식 메뉴가 바뀐다는데, 바에 좀 덜 가고 여길 매달 오고싶을 정도였다. 미슐랭 머시기에 올라간 탓에 개점시간에 딱 맞추어 예약하지 않으면 가기도 힘들지만, 그만한 수고를 들여 방문할 만한 곳이다. 모두에게 추천!
주소: 용산구 회나무로13가길 61, 전화번호: 010-9965-5112
가격: 주전부리(낱개) 1-5천원, 김치/나물 2-3천원, 안주류 2.5-3.5만원선.
막걸리 0.9-3만원, 증류주 2-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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